10월 11일(토)~12일(일) 1박2일로 설악산에 다녀왔다.
등산코스는 한계령-서북주능-백운동(곡백운)-수렴동-백담사 였다.
토요일 저녁 5시 조금 지나서 산오리님과 출발해서 한계령에 도착하니 9시경이었다. 등산객들이 조금 있었고 휴게소 건너편 길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서북주능을 향해 올라갔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두번째 봉우리를 지나 철다리 아래에 천연동굴이 있다고 해서 거기를 찾아 비박하기로 마음먹었다. 찾을 수 있을지 밤이라서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직감적으로 찾아낼 수 있었다.
달빛에 취해서 오가피주를 한잔 마시자 나는 '설악가'가 절로 나왔다. 산오리님은 '산울림'의 '청춘'이라는 노래를 철다리를 붙들고 구슬프게 불렀다. 한 두시간 정도 잤을까 철다리를 걸어가는 사람들 소리에 잠을 깰 수 밖에 없었다. 관광버스 타고 온 사람들이라 수십명 지나가면 조용해 지겠지 했는데 단풍철이라 전국에서 모여든 등산객이 끝없이 올라왔고 랜턴불빛이 장관을 이룰 지경이었다.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다시 일어나 짐을 싸들고 백운동으로 향했다. 새벽 4시정도에 멈추어서 불편하지만 8시까지 더 잤다. 자는 동안에 사람은 아니고 짐승 발자국 소리가 '사각사각' 점점 가까이 왔었는데 큰 짐승은 아닌듯하여 계속 잤다.
아침으로 라면과 밥을 먹고 백운동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거의 10년만에 찾아왔지만 홍수에 나무들이 많이 쓰러진 것 말고는 원시적인 계곡의 느낌은 그대로였다. 깊은 설악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백운동 계곡의 백미인 백운폭포를 돌아내려왔고 사진도 간간히 찍으면서 내려왔다.
백운동 특유의 계곡 전체가 하나의 암반으로 이루어진 멋진 풍경을 바라보면서 두시간 쯤 내려오니 직백운과의 합류지점에 이르렀다. 어제밤에 혹시 길을 잘못들어 직백운으로 내려오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었다. 매우 험한 곳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조심했었으나 잘 찾아 내려왔다.
백운동을 거의 빠져 나왔을 무렵 내가 예전에 비박했던 커다란 바위 아래의 모래 쌓인곳을 발견했다. 여전히 비박하기에는 아주 적당해 보였다. 수렴동으로 향하기 위해 구곡담과 만나는 곳에 이르니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백운동을 내려오면서는 사람을 하나도 만나지 못했다. 단풍철인데도 아무도 없다니 아직도 백운동은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험한 곳임에 틀림이 없었다.
구곡담은 여러번 가보았지만 역시 아름다웠고 백담사로 내려오는 길도 지루하고 힘들지만 아름다운 계곡이 좋았다. 백담사에는 용대리까지 가는 버스가 생겼는데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요금은 1,800원 서서가는 사람이 없어서 줄을 오래 기다려야 했지만 9대로 운행하고 있었다. 용대리로 내려와서 황태구이를 먹었는데 맛이 훌륭했다.
차를 한계령에 두었는데 택시비가 너무 비싸서 산오리님이 지나가는 차를 세워서 한계령까지 올라가서 차를 가지고 오고 나는 한계삼거리 파출소 가로등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는 길 운전은 올때처럼 번갈아 했는데 홍천으로 오는 길은 막혀서 양구로 춘천으로 돌아왔는데도 3시간 반 정도에 일산까지 왔다. 앞으로 집에 올때는 이길로 다녀야겠다.
중간에 오음리 근방을 지나는데 예전 생각이 났다. 1990년에 나는 산악회 동료와 둘이서 서울에서 속초까지 걸어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오음리를 지나갔었다. 지금은 직선으로 터널이 생겨서 옆으로만 지나간 것이 못내 아쉬웠다.
오랜만에 간 설악이라서 그런지 매우 즐거웠으며 조용한 백운동의 단풍이 아름다웠다.
1.한계령 천연동굴에서 비박 2.백운폭포 앞에서
3.곡백운과 직백운의 합수지점에 있는 무명봉 4.구곡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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